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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의 칼날과 느낀 2D 애니메이션 제작 성공 방법

 우리는 다들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기 때문에 여기에 모인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것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것은 다르다. 만약 그저 애니메이션을즐기는 사람을 남고 싶다면 여기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도 좋다. 하지만 나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면 잠깐이나마 시간을 내어 내 글을 읽어봐도 좋다. 
 나도 여느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고 사랑했지만 제작을 적게나마 알게 된 이후로는 애니메이션을 볼 때 마냥 사랑하고 즐기면서만 볼 수는 없게 되었다. 어떤 애니메이션을 보더라도 첫 번째로는 그저 시청자로서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는지를 바라보게 되었고, 두 번째로는 얼마의 예산으로 어떻게 만들어냈는지를 상상하며 제작을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생각하게 된다. 이것을 즐기기 위해 그들은 어떤 것들을 희생했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하고 두 번째의 생각이 첫 번째의 생각을 잠식하기 시작할 때 쯤 ‘무엇이 중한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을 무시하고 또 다양한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즐긴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지 않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쉽고 행복하게 다양하고 다채롭게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이 성공하려면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결론들이 많다. 그렇다. 아직까지 성인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적이 없다. 아직까지 이런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가 성공적이었다고 리포트하는 곳이 없다. 그것은 팩트이다. 하지만 미래는 다를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많은 애니메이션이 제작될 경우 가장 많은 비용이 소비되는 분야는 애니메이팅과 후반작업이다. 그리고 제작하는 감독의 확신이 있을수록 제작하는 경우 번복하는 일이 없어지기 때문에 쓸데없이 낭비되는 재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제작자와 감독의 분란이 있을 경우 그 둘의 간극을 줄이는데 많은 팀원들이 고통받을 수 있으며 그 프로젝트 또한 갈길을 잃는 경우가 있다. 이 둘의 간극을 매우 잘 메꾸고 현재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는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다. 사실 이것은 첫 문단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첫 번째 시청자의 눈과 두 번째 제작인원으로서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몇 안되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의 나의 분석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필자가 보면서 캡처한 ‘귀멸의 칼날’의 한 장면] 


 귀멸의 칼날의 경우, 다양한 분석들에 의해 다양한 일본의 기록을 깨고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현재 팬데믹 현상에서 볼 컨텐츠가 없어진 연유도 있을 것이고, 만화책보다 애니메이션이 더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다. 실제로 내가 본 애니메이션도 재미있기보다는 영리하게 하나의 콘텐츠를 잘 분리한 것처럼 보였다. 
 그 이유로는 애니메이션 시즌1에서 적절히 표현한 이야기의 정도이다. 주인공 ‘탄지로’의 여동생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적절히 청중들에게 공감하게 해주고, 게다가 반 도깨비가 되어버린 여동생 ‘네즈코’가 도깨비의 본성을 이겨내고 그녀 역시 오빠를 도깨비의 힘으로 지켜줌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의 뼈대가 형성되었고 이 또한 관객들에게 녹아드는 것이 성공했다. 그러다 시즌1에서는 이만큼의 이야기가 충분하다는 것을 제작자들은 깨달았고 (최대한 이 ‘귀멸의 칼날’이라는 IP를 있는대로 끌고가고 싶었는지) 바로 다음 타자로 극장판을 만들었고 그 또한 대단한 성적을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말 그대로 좋은 콘텐츠와 좋은 마케팅과 구성으로 그것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극장판을 보지 않았지만, 아마 그 다음으로는 약간 힘을 뺀 시즌2의 TV 애니메이션이 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필자가 보면서 캡처한 ‘귀멸의 칼날’의 한 장면]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또 하나 무릎을 탁 친 부분이 있었는데, 적절히 3D 수단을 활용했다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부분에 적절하게 힘을 잘 실어냈다는 것이었다. 위 장면을 보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이 장면을 잘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저 ‘주인공이 먼 길을 걸어간다’가 요지였고 중요하지 않은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여기서 앞에 보이는 저 풀들과 흙이 보이는가? 내가 보기엔 저 풀과 흙은 2D 그림이 아니다. 3D 이다. 여기 저기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질이 낮은 모델링이다. (모델링 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신 분들은 나의 이전 글들을 다시 한 번 읽고 오기를 바란다) 
 이 제작사는 이렇게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는 노동력과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나의 생각대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이 아닐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을 보고 훨씬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한 것 자체가 이 애니메이션에서 힘을 줘야하는 곳에 더욱 더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만들지 않았나 싶었다. 바로 아래와 같은 부분들 말이다. 


출처: ‘귀멸의 칼날’ 게임, 개발사와 스크린샷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803183&memberNo=35174078&vType=VERTICAL

 주인공이 가장 멋있어보여야하는 순간들 말이다. 내 글을 본 독자들이라면 위 이미지들을 보면(애니메이션의 장면을 캡처하지 못해서 기사에서 가지고 왔지만 분명 애니메이션 상에는 이보다 더 멋있게 표현된 주인공의 ‘검’의 효과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확실하게 이 이펙트는 3D가 아닌것처럼 보인다. 내가 보기에도 2D 이펙트지만 다른 애니메이션과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 이렇게 힘을 줘야하는 부분의 연출을 수훨하게 해주고,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최대한 많이 도와주게 하는 것이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감독이 되는 사람들은 이러한 멋을 추구해야 하고 말이다.
 당신이 그저 애니메이션을 즐기고 있다면 언제가 한번은 그들의 노고를 생각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당신이 실제로 애니메이션 제작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면 우리가 처한 상황에 무작정 비난하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이 상황을 어떻게 잘 헤쳐나가고 더 나아가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