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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애니메이션 제작 분야, 라이팅 렌더링 합성

나는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업계에 있어서인지, 3D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고 사랑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는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애니메이션인데 외국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을 결정짓는 라이팅 작업자가 한국인이라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전체적인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분위기를 결정짓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라이팅과 렌더링이다.

 

‘드래곤 길들이기 3’ 예매권 신청하세요 출처:https://sojoong.joins.com/archives/20701

 

라이팅과 렌더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라이팅은 말그대로 3D 가상 세계에 조명을 설치해주는 작업을 말한다.
그리고 그 라이팅에 맞춰 이미지 한 장으로 찍어주는 것이 렌더링이다.

 

이 경우 프로그램과 기계의 도움을 받지만 그 카메라의 수치, 스타일, 필터를 모두 직접 조합하고 제작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면 스타일이 다 다르다. 그런 스타일에 따라 그 컨텐츠가 로맨스, 느와르, 청춘물, 영웅물 등 장르를 결정짓기도 한다. 다 흔히 아는 느와르 장르는 색이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쨍하고 진하다. 서로가 서로를 매몰차게 배신해야하는 그런 장르에서 뽀샤시하거나 얼굴이 하얘 보이는 색 보정이나 톤을 사용하지 않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이 작업도 그런 장르에 대한 센스와 이해도가 있어야 하고 색을 잘 캐치해내는 미술적인 감각도 필요하다. 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 겁먹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대부분 연출을 하거나 기획하는 감독이나 PD들이 작품을 연출하고 기획하다보면 그 느낌과 비슷한 레퍼런스를 많이 보여준다. 그를 보고 연출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그 것들을 토대로 노력이 바탕이 된다면 충분히 색감을 보는 눈과 센스를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만약 어린이들이 나오는 어드벤처물을 만드는데 동굴이나 어두운 지역을 탐사하는 장면을 구성한다면, ‘텔레토비동산에 나오는 햇빛에 가까운 라이팅 광원을 쓰지는 않는다. 은은하게 비치는 라이팅 작업이나 다른 작업을 통해 어둡지만 캐릭터 얼굴을 잘 보일 수 있는 라이팅 작업을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애니메이션이나 컨텐츠를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라이팅 작업이 완료되면 렌더를 진행하는데, 렌더는 라이팅보다도 사람들에게 생소한 단어일 수 있다. 사전적 의미를 먼저 살펴보면

 

2차원의 위치에 광원, 위치, 색상 등 외부의 정보를 고려하여 사실감을 불어넣어,
3차원 화상을 만드는 과정을 뜻하는 컴퓨터 그래픽 용어

 

라고 한다.

 

렌더링을 진행하게 되면 실제로 생겨나는 그림자나 농도의 변화의 수치 조절을 실제로 작업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게 된다. 실제로도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다보면 거의 마지막 단계인 렌더링을 거치면 확연하게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높아보이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현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법은 카툰 렌더링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카툰 렌더링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전적 의미보다는 나무위키 사전을 살펴보겠다. 3D 그래픽을 이용하여 만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화면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1-2년 전에 나왔던 게임인 원신이나 천수의 하쿠나히메등이 예전 게임과는 다른 색다른 느낌, 마치 2D 애니메이션과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러한 게임의 캐릭터들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해 렌더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물론 나는 한낱 컴퓨터에 문외한인 인간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간다. (만약 더 자세히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저에게 작은 가르침을..)

 

이렇듯 다양한 업계에서 카툰 렌더링을 좀 더 활용하고 다양하게 제작하는 것을 봐서는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의 애니메이션이 제작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는 이렇게 다양한 스타일을 도전해보지 못했던 것일까.

업계를 지켜본 결과, 내가 선택한 이유는 바로 제작비용 절감에 있다. 2D 애니메이션에서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환경이 변모하게된 계기 또한 비용 절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D 애니메이션은 손가락이 하나 움직이는 것만 그리려고 해도 모든 프레임별로 그림을 다 그려야했다면 3D 애니메이션은 실제로 손가락을 움직여주는 애니메이팅을 3D 환경에서 구현함으로서 모든 작화와 동화가 불필요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D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들어서면서 실제로 그러한 포즈를 잡는 애니메이팅 작업자들이 들이는 노동력도 점차 상당해졌고 그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 즉 시나리오 개발이나 기획, 캐릭터 디벨롭먼트 등이나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스타일을 만드는 렌더링, 라이팅에 대한 비용은 무시되어져 왔다.

 

애니메이팅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다른 분야에는 비용을 들일 여력이 없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은 렌더와 라이팅에 돈을 쓰지 않게 되었고(사실은 기계만 있으면 렌더링과 라이팅이 자동으로 된다고 볼 수도 있다. 퀄리티가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 뿐) 이 분야에 대한 숙련도 높은 작업자를 찾는 회사가 없어지니 자연스럽게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연구가들이 사라져갔다. 게다가 이 작업은 단순히 작업자의 스킬이 좋아 퀄리티가 높아지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작업을 빠르게 서포트해줄 수 있는 장비가 중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더 많은 그래픽카드들과 다양한 렌더러가 생겨나고 있다. 오토데스크에 내장되어 있어 가장 많이 사용했던 아놀드부터 그 다음 시대에 사용되었던 브이레이, 그리고 획기적인 렌더 시간을 줄여준다는 이야기 덕분에 사용이 많이 늘어난 레드시프트까지. 렌더러란 렌더링을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그림을 그리기 위해 포토샵이라는 툴을 사용할 것인지,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할 것인지 등이다, 물론 이 둘은 사용 용도가 다르긴 하겠지만 이렇듯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부분만 차용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예전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자들에게는 더 이상의 발전과 미래가 없음을 깨닫고 있는 듯하다. 이를 위해 더욱 더 많은 이들이 작업을 되풀이하고 연구하고 있다. 만약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작업을 하고 싶지만 기획이나 개발 보다는 그 애니메이션의 스타일이나 분위기, 느낌, 색감을 보는 것이 재미있고, 또 그런 것들을 직접 프로그램을 만져서 수치를 조절해보고 다양하게 조합해보고 싶다면 이 분야를 추천한다. 3D 애니메이션이야말로 궁극의 이과와 문과의 조합의 끝판왕이다. 나는 그래서 더욱 더 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존경하기도 한다.

 

이들을 마치 프로그래밍을 하여 멋진 그림 하나를 만드는 이 시대의 예술가들처럼 느껴진다. 만약 당신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와 정말 멋있다 라고 느낀 장면들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공유해보자. 이 시대에서 유일하게 예술가이자 엔지니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는 이들은 당신의 그 한 순간의 영감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밤을 새며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

 

일러스트레이터 이밤님의 그림 '털실 그림을 보는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