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경계선을 드디어 보았다.
어쩌면 영화 후기가 아닌 내 인생의 우울한 나날을 그리는 이야기
영화를 보는 이유는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나는 그저 내 우울한 일기를 쓰기 위한 물꼬일 뿐인가보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소중한 사람들이 이 글을 보면 너무 슬퍼할거 같으니.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곳에 영화 경계선 후기를 올려야겠군.

알리 아바시 라는 감독의 작품으로 출연은 에바 멜란데르, 에로 밀로노프 라는 배우가 했다.
개봉이 2019년이었다니, 그 때 보고 나서 언젠가는 꼭 한 번 봐야지 했던 영화를 2022년 2월이 되서야 되게 되었다.
내 인생에는 꽤 깊고 긴 우울의 골짜기가 여럿 있는데 이게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인정하게 되는 내 인생의 숙명이라는 느낌이 든다.
같은 맥락으로 난 아이를 낳을 자신이 없다. 키울 자신이 없다. 그들이 혹시나 날 닮아 이 골짜기를 서성거리는 것을 본다면 버텨낼 자신이 없다.
마침 이 #영화경계선 을 또 우울할 때 보게 된 것이 문제지.
어떤 이들은 로맨스 영화라고도 하는데 #기예르모델토로 의 또다른 특별한 사랑이야기 #쉐이프오브워터 보다도 공감할 사람이 적으려나 싶다.
언젠가부터 평범하고 띄엄띄엄보아도 다 상상이 가는 편안한 영화들을 보다가 이런 영화를 보면 감정적으로 힘들때가 많다.
내가 원래 알고있는 일반적인 것들에 대해서 내 머리 속에서는 수많은 충돌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실대로 말하자만,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뒤로가기를.
이 이야기는 인간들의 사랑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공감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들의 생김새를 보고 인간 이라 생각하면 공감하지 못하고, 외계인이다 생각하면 공감한다는 것도 참 역설적이기도 하다.
인간이 저렇게 못생겼다고? 하기 시작하면 이 영화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트롤이고 우리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생활 방식과 사랑의 표현들과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우리보다도 우월할 수도 아니면 저급하게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판단은 이미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 경계선에 서있는 주인공이 영화를 이끌어간다. 트롤로 태어났지만 인간으로 살아왔고, 배신과 부당함을 깨닫고 슬픔에 아우성치는 트롤이자 인간이기 때문이다. 반인반수의 표현이 아니다.
마지막 자기와 함께 하자는 그의 부름에 그녀는 그렇게까지 잔인해져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그 많은 무덤들을 보고서
그리고는 다시 그녀의 마음을 돌리는 것 또한 하나의 소중한 생명이다. 어린 생명은 모든 우주의 모든 것은 녹아들게 만든다. 그 어린 것이 무슨 잘못이 있겠어.
책으로 치면 이것은 철학도 사상도 담기지 않은 판타지 소설일까? 판타지 로맨스 소설일까?
나는 영화 경계선을 보면서 슬퍼졌다. 더 많이.
그 때에 나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영화 더 필스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연달아보았는데. 그 날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3-4번 깨어나게 만들고 고양이를 찾게 만든 악몽도 꾸었다.
그럴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삶의 의미는. 삶의 안정은. 누구에게서 어디에게서 얻는 것일까.
끊임없이 돈을 벌고 싶어하고 쉬고 싶어한다. 나는 그러면서도 의미없는 목적없는 목표없는 삶을 증오한다. 내 지금의 삶이 목표와 목적이 없는데도.
그런 나의 치부가 이런 영화를 볼때마다 여실히 드러난다. 생각하고 깊게 고민하면 여전히 그 안에는 진흙같은 히시트 같은 내 모습이 있다.
히시트는 남자 트롤이(트롤의 세계에서는 남자가 난자를 가지고 있고 아이를 낳는다) 정기적으로 배출해내야하는 수정되지 못한 난자의 찌꺼기 라고 볼 수 있다. 근데 그 모습이 너무 아기와 닮아있어서 소름돋고 고민하게 만든다. 생명은 없으니 금방 죽는다 한다. 먹고 자기만 한다.
그런 삶을 죽어서도 살지 않겠다고 다짐한 내 수년간의 삶과 우울과 슬픔이 있다. 엄마랑 아빠처럼은 절대 살지 않겠노라고 되뇌었던 내 인생이 그 안에 있다.
그 삶은 그때에도 지금도 죽어서도 히시트가 될 뿐이다.
그때 내 곁에 누가 있었다면 파괴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렇지만 없었고 이렇게 발현된거라면 이게 내 운명이 아닐까?
그들의 영화 안에서 좌절 공포 복수 희망 자아를 찾았지만 그것을 보는 인간이라는 내 인생의 삶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슬퍼졌나보다.
죽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의 죄를 그렇게 해서라도 씻어낼 수 있다면. 고양이 두마리가 죽고 나서는 그 때는 고민해볼만 하겠다.
그녀가 인간인 나에 냄새를 맡는다면 어떤 냄새가 날까
죽는다고 한시간 두시간을 머리 속에서 고문을 당하다 겨우 잠든 꿈속에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글로 쓰여졌다. 깜짝놀라 깨어났다.
나에게 벌을 내리고자 내 소중한 사람을 죽인다면 그렇다면 나는 끝까지 살아가야한다.
내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책상 장롱이 너무나 무서워 여름이를 불렀다. 냥이를 불렀다. 내 수호천사들처럼 여름이는 내 머리맡에 냥이는 내 다리밑에
저승사자들이 날 데리고 가지고 못하도록 지켜주고 있었다.
그들이 없으면 난이미 저주당했을지도 몰라.
닌 왜 10년 전에도 지금도 로맨스 영화를 보면 죽는 소리를 하는 걸까.
21세기에 걸맞는 로맨스 영화라는데 핀란드나 다 버리고 떠나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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